◆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 ◆
"임원들은 채권단의 지속적인 재무불안 의혹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하이텍을 팔아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김준기 회장님이 마지막까지 고민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룹을 위해 결단을 내리게 됐습니다."
동부그룹 고위 임원의 말이다. 김준기 회장은 동부하이텍 매각 결정에 대해 마지막까지 사인을 미뤘다는 후문이다.
1980년대부터 반도체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1994년 그룹 내 반도체 사업 준비팀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시작한 꿈을 약 20년 만에 접게 됐다. 반도체는 김 회장이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며 애착을 보인 분야였다.
17일 동부그룹이 발표한 고강도 자구계획의 핵심은 `동부하이텍` 매각 결정이었다. 올해 최초로 연간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데다 중국 기업이나 국내 대기업 등 `비메모리와 파운드리`에 특화된 동부하이텍에 군침을 흘리는 업체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동부하이텍은 올해 상반기 매출 2537억원에 5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만년 적자` `돈 먹는 하마` 취급을 받던 동부하이텍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로 올해 연간 단위로 첫 흑자 달성을 노리게 됐다.
중국의 비메모리 업체나 파운드리 업체들은 그동안 쌓은 동부하이텍의 경쟁력을 이미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비메모리 분야가 취약해 전체 사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LG전자나 메모리 사업 호황을 기반으로 비메모리 사업으로의 확대가 시급한 SK하이닉스도 잠재적 인수 대상자로 꼽힌다. `제값 받고` 팔 수 있을 때 팔자는 것이 동부그룹의 입장이다.
하지만 김준기 회장은 여전히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동안 동부하이텍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 돈(사재)을 투자하고 해외 제휴선(IBM, 도시바)을 잡기 위해 직접 뛰어다녔으며 경쟁사(아남반도체)를 인수하고 경쟁력 있는 계열사를 매각(실트론, 동부한농)하는 등 동부그룹의 역사와도 맥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재창업`을 선언할 때 중심도 건설ㆍ금융ㆍ농업 분야에 맞춰진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현 동부하이텍 등 첨단산업 분야로 옮긴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 동부하이텍 매각을 결정함에 따라 이 같은 김준기 회장의 지난 20년간 한결같던 `반도체 동부`에 대한 꿈도 마지막을 향하게 됐다.
[손재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동부그룹 고위 임원의 말이다. 김준기 회장은 동부하이텍 매각 결정에 대해 마지막까지 사인을 미뤘다는 후문이다.
1980년대부터 반도체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1994년 그룹 내 반도체 사업 준비팀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시작한 꿈을 약 20년 만에 접게 됐다. 반도체는 김 회장이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며 애착을 보인 분야였다.
17일 동부그룹이 발표한 고강도 자구계획의 핵심은 `동부하이텍` 매각 결정이었다. 올해 최초로 연간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데다 중국 기업이나 국내 대기업 등 `비메모리와 파운드리`에 특화된 동부하이텍에 군침을 흘리는 업체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동부하이텍은 올해 상반기 매출 2537억원에 5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만년 적자` `돈 먹는 하마` 취급을 받던 동부하이텍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로 올해 연간 단위로 첫 흑자 달성을 노리게 됐다.
중국의 비메모리 업체나 파운드리 업체들은 그동안 쌓은 동부하이텍의 경쟁력을 이미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비메모리 분야가 취약해 전체 사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LG전자나 메모리 사업 호황을 기반으로 비메모리 사업으로의 확대가 시급한 SK하이닉스도 잠재적 인수 대상자로 꼽힌다. `제값 받고` 팔 수 있을 때 팔자는 것이 동부그룹의 입장이다.
하지만 김준기 회장은 여전히 아쉬울 수밖에 없다.
2004년 `재창업`을 선언할 때 중심도 건설ㆍ금융ㆍ농업 분야에 맞춰진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현 동부하이텍 등 첨단산업 분야로 옮긴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 동부하이텍 매각을 결정함에 따라 이 같은 김준기 회장의 지난 20년간 한결같던 `반도체 동부`에 대한 꿈도 마지막을 향하게 됐다.
[손재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