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7일 일요일

조만장자’ 나올 수 있는 미래산업 18가지

 | 2015.03.1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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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장자’ 나올 수 있는 미래산업 18가지


미국 미래학자가 꼽은 ‘황금알’ 후보
알약으로 지식 습득·쪽잠으로 8시간 잔 효과 등 ‘대박’
세계성-급속한 확장성-광범위한 대중적 수요 등 조건



역대 최고의 부자는 록펠러...사망 당시 재산 3360억달러

과거 큰 부자를 상징하는 말은 천석꾼, 만석꾼이었다. 백만장자, 억만장자는 화폐경제가 탄생시킨 용어이다. 서구에서 백만장자(Millionaire, 이하 달러 기준)라는 말은 19세기가 끝날 때까지만 해도 최고의 갑부를 상징하는 유일한 대명사였다. 백만장자란 용어 자체가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말이었다. 모피업자인 존 제이콥 애스터(John Jacob Astor, 1763~1848) 등 몇몇 사람이 미국 최초의 백만장자로 불리기도 했으나, 백만장자란 말이 처음 활자화된 건 1843년 뉴욕의 담배제조업자 피에르 로릴라드 2세(Pierre Lorillard II)의 부음기사에서였다고 한다.


백만장자는 19세기 담배, 억만장자는 20세기 석유

그러다 20세기 들어 억만장자(Billionaire)가 등장했다. 경제 규모가 커진 데다 약육강식에 따라 독과점 현상이 심해지면서 부자들의 재산이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문자 그대로 따지자면, 억만장자의 재산은 백만장자의 100배다. ‘최초의 억만장자’로 불린 사람은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John D. Rockefeller)였다. 그는 석유회사 스탠다드 오일을 설립해 미국의 석유산업을 거머쥐면서 20세기 지구촌에 억만장자 시대를 열었다. 1937년 사망 당시 그의 재산은 무려 3360억달러. 물론 급격한 인플레의 영향도 컸지만, 아직까지도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그로부터 다시 한 세기가 지났다. 매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를 발표하는 미국의 경제경영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014년 3월 현재 세계 억만장자(달러 기준)는 1645명에 이른다. 이들의 부를 합치면 6조4천억달러. 하위 152개국의 GDP를 합친 것과 맞먹는 금액이다. 이들의 대다수는 IT 기술과 금융부문 경영인들이다. 1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다. 포브스가 추정하는 그의 재산은 2015년 2월 현재 약 790억달러. 한국 돈으로 무려 약 87조원에 이른다.


사상 최초의 억만장자이자 사상 최고의 갑부로 일컬어지는 존 D. 록펠러(1839~1937, 왼쪽)과 현재 세계 최고 갑부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위키피디아


미래학자가 뽑은 미래의 황금알산업 후보 18가지

세계 금융계는 이제 1조달러 이상의 부를 거머쥔 조만장자(Trillionaire)의 탄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스위스의 금융그룹 크레디트 스위스(CS)는 ‘2013 세계 부 보고서’에서 지금과 같은 경제 흐름이 이어질 경우, 머지 않아 첫 조만장자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가장 낙관적으로 볼 경우 60년후 조만장자가 11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면 이 시기는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조만장자는 억만장자의 1000배에 이르는 재산을 가진 사람이다. 아무리 세계경제가 비대해졌다한들 그런 부를 개인에게 가져다 줄 산업이 있을까? 무수한 경쟁자들이 존재하는 기존 산업에서 이를 기대하는 건 아무래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조만장자의 탄생은 이익 창출의 근원과 방식부터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미국의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이 과연 어떤 미래산업이 그런 꿈에 도전할 수 있을지 상상력을 발휘해봤다. 평소 활발한 대중 강연 활동을 하는 그는 지난 몇년 사이 한국을 찾는 발길이 부쩍 잦아진 사람이다. 그는 오늘날의 기업보다 수백배나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하려면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세계성, 급속한 확장성, 광범위한 대중적 수요, 전세계 구석구석 사각지대가 없는 글로벌 배송, 남들보다 훨씬 높은 수익성, 강력한 파급력 등이다.

그는 이런 조건을 갖출 수 있는 산업 후보군으로 18가지를 꼽았다. 그는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추론을 통해 나온 것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아직 산업화는 고사하고 초기 성과물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자신이 보기에 이 후보군들은 일단 산업화 단계에 들어서면 위에 거론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엄청난 속도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들 산업군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조만장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게 그의 조심스런 전망이다. 그의 상상력이 풀어낸 18가지의 미래 황금알 후보군엔 어떤 것들이 포함돼 있는지 살펴보자


비트코인처럼 암호화된 화폐는 세계 단일금융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다


첫 번째는 암호화된 화폐(Cryptocurrency)이다. 그는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국가라는 장벽을 넘어 사상 최초의 세계 화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세계 화폐는 말 그대로 국가 기반의 경제나 중앙 통제형 경제의 영역 밖에서 작동하는 화폐를 말한다. 따라서 현재의 금융 시스템이 미처 부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금융 수요를 채워줄 수 있다. 프레이는 전 세계 성인의 절반 가량인 성인 25억명이 은행계좌를 갖고 있지 않다며, 바로 여기에 이 화폐의 잠재성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저축이나 대출 같은 공식 금융 서비스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일종의 비공식 경제에 속해 있는 이들이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새로운 단일 금융시장을 형성할 경우, 암호화폐 금융가에게 펼쳐진 사업 기회는 얼마나 막대할까.



두 번째는 소행성 자원채굴(Asteroid Mining) 사업이다. 소행성은 유럽우주국(ESA)의 우주선 로제타와 착륙선 필라이가 지난해 혜성 67P의 표면에 당도했을 때 새삼 주목을 받았다. 프레이는 가까운 장래에 가장 가치있는 우주산업은 지구에서 가까운 소행성에서 자원을 채취하는 사업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영화 <아바타>에서 에너지 고갈에 맞닥뜨린 지구인들이 대체 에너지를 찾아 머나먼 판도라 행성을 찾아 나서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왕성한 우주 활동이 가능하려면 우선 우주에서 물과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소행성 자원 채굴은 실제 현실이 될 수 있다. 소행성에서 어떤 자원을 가져올 것인가?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플라티늄(백금) 계열의 금속을 비롯한 희귀광물들이다. 이 광물들은 지구에서 아주 값비싸게 팔리고 있을 뿐 아니라 용도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소행성 자원채굴 사업은 이미 딥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스(DSI=Deep Space Industries), 플래니터리 리소시스(Planetary Resources=PR) 등 몇몇 민간업체와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나사는 현재 개발중인 ‘오리온’(Orion)을 통해 장차 소행성에서 광물을 채취해오는 과정을 담은 콘셉트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PR사 계획에는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소행성 자원채취가 본궤도에 오를 경우 수조달러의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세 번째는 즉석 학습(Instant Learning)이다. 현대 인류는 한 사람의 독립적인 성인으로 크기 전에, 그리고 성인이 되고 나서도 아주 많은 기간을 교육과 학습에 쏟아붓는다. 이렇게 골치아픈 학습을 단번에 끝내주는 방법은 없을까? 언뜻 웃음거리로 치부될 만한 발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저명한 학자로 MIT의 미디어렙 설립자인 니콜라스 네그로폰테가 얼마 전 바로 이런 주장을 했다. 그는 지난해 3월 ‘TED’ 콘퍼런스 30주년 행사에서 알약(pill)을 먹으면 영어나 프랑스어, 컴퓨터 프로그래밍, 셰익스피어 작품 등 원하는 지식을 즉시 획득할 날이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것도 먼 미래가 아닌 30년 안에 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 때가 되면 말 그대로 정보를 한꺼번에 삼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의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기억과 관련한 물질들에 대한 나노차원 연구들이 쌓이게 되면 조금씩 가시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네 번째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다. 사물인터넷은 다른 부문과 달리 이미 현실화한 산업이다. 따라서 겉으로만 보면 조만달러의 수익을 낼 산업 후보군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물인터넷이 사람의 건강과 에너지, 스태미너, 사고능력 등을 100% 이상 향상시켜주는 장치라고 생각해보자. 아니면 식물이나 동물과 소통할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해 보자. 프레이는 “그런 능력이 장래 얼마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되묻는다.

다섯 번째는 노화 치료(Cure for Human Aging)이다. 늙지 않고 싶은 건 사람의 본능적 욕구이다. 뚜렷한 노화 치료 성과가 있는 약물이 개발된다면, 사람들은 얼마에 그 약을 사려고 할까? 만약 하루 10달러의 비용에 노화를 중단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옵션을 선택할까? 만약 10억명이 이를 선택한다고 치자. 단숨에 연간 3조6500억달러의 수입이 돌아온다. 인간의 본능을 유혹하는 분야인만큼 잠재성은 무궁무진한 분야이다


구글이 인수한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의 태양광 드론 ‘솔라라 50’. Titan Aerospace


여섯 번째는 드론 서비스(Flying Drone Services)이다. 드론 역시 사물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산업화 초기 단계에 진입한 상태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경험하는 것들은 드론이 할 수 있는 것들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고도 8만피트 성층권에서 비행을 하는 태양광 드론을 떠올려 보자. 태양광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이 드론은 5년마다 수리할 때만 제외하고는 지상에 내려올 필요가 없다. 한번 띄워놓으면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셈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각각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 어센타라는 드론업체를 인수해, 이런 사업구상을 구체화해가고 있다. 이 드론을 이용해 지구촌 통신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면? 현재 세계 인터넷 인구는 30억명으로 추정된다. 아직도 인터넷세계에는 40억명이 미개척 시장으로 남아 있다.

일곱 번째는 기상 조절(Controlling the Weather)이다. 날씨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이는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인류는 오랜 세월에 걸쳐 허리케인, 토네이도, 쓰나미 같은 자연 현상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 이런 자연재해를 복구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우리가 필요할 때 비가 내리게 하고, 엄청난 피해가 불가피한 우박을 미리 막을 수 있다면, 또 농사에 적합한 온도와 햇빛을 언제나 보장할 수 있다면 이는 얼마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날씨를 조절해 집 앞 정원에 굳이 물을 따로 줄 필요없이 자연이 이를 해결준다면 이는 얼마만한 값으로 매겨질 수 있을까? 풍력발전단지에서 수십미터 높이에 있는 풍력 날개에 충분한 바람이 불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면 이는 또 얼마만한 가치가 있을까? 우리 필요에 따라 날씨를 조절할 수 있다면, 이는 단순히 조만장자의 탄생이 문제가 아니라 자연에 의존해왔던 인간의 생활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명적 사건이 될 것이다.

여덟 번째는 즉석 수면(Instant Sleep)이다. 즉석 수면이란 잠깐의 수면으로 8시간의 잠 효과를 내는 것을 말한다. 만약 이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면, 사람은 하루에 8시간을 덤으로 갖게 되는 셈이다. 노화 치료와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이 솔깃해 할 만한 생활 서비스이다. 매일 10달러만 내면 즉석 수면이 가능한 장치가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까? 프레이는 “10달러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나 싼 서비스”라며 이용료를 하루 100달러로 높여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지 단순 계산을 해보였다. 1억명이 하루 100달러씩 지불한다면? 조만달러를 벌어들이는 건 식은죽먹기였다.


영화 에 등장하는 블랙홀의 모습. 유튜브 갈무리


아홉번째는 중력 조절(Controlling Gravity)이다. 17세기 뉴튼이 발견한 중력은 질량을 가진 물체들이 서로 잡아당기는 힘이다. 그래서 사람은 공중에 떠다니지 않고 땅에 붙어다닌다. 새의 날개는 이를 일시적으로 벗어나는 장치이다. 하지만 지금도 인류는 중력의 비밀을 풀지 못했다. 중력은 왜 존재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등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만약 이 비밀을 풀어 마음대로 중력을 조절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혁신적인 기술을 상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모든 물체의 공간 이동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프레이는 따라서 어떤 면에서 이 항목은 자신이 꼽은 18가지 항목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낮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해법을 찾아내기만 한다면 가장 큰 가치를 낼 수 있는 산업이 생겨날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처럼 중력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날이 과연 올까? 중력의 비밀을 벗기려면 중력 에너지를 전파하는 중력파의 실체부터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인류는 아직 여기에도 다다르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빅뱅 당시의 중력파 흔적을 찾아냈다는 발표로 전세계 과학계가 들썩인 적이 있었으나 이후 오류로 밝혀졌다. 그만큼 중력을 이해하는 일은 어려운 과제이다


10번째는 울트라초고속 수송수단(Ultra High Speed Transportation)이다. 기술이 혁신되면 좀더 빠르고 효율적이고 저렴한 여행이 가능해지는 대신, 거기에서 나오는 부가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프레이는 그러나 일론 머스크(Elon Musk)나 대릴 오스터(Daryl Oster)가 제안한 것과 같은 튜브식 수송은 반대로 부가가치를 높여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기차업체인 테슬라 모터스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현재 시속 1200㎞의 튜브형 초고속 열차 건설을 구상하고 있다. ‘ET3’ 창업자인 대릴 오스터는 시속 4000마일로 달리는 진공관 교통수단 ETT(Evacuated Tube Transport)를 추진하고 있다. 지구촌을 반나절 교통권으로 묶는 야심찬 계획이다. 조금 과장해 말해 순간이동을 방불케 하는 교통수단을 꿈꾸는 셈이다. 이런 식이라면 여행에 시간적, 공간적 제한이 사라져 지구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리낌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시스템 효율화가 덧붙여진다면 막대한 수익도 가능하다.

11번째는 시간 조절(Controlling Time)이다. 시간 조절이라는 말에서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개념은 시간 여행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중력의 비밀과 마찬가지로 넘어야 할 과학적 난제들이 앞에 놓여 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처럼 30년의 시간 여행은 안되지만, 불과 몇분의 시간 조작이 가능하다면? 예컨대 다른 사람들보다 10분 앞서 뭔가를 알게 된다면 이 가치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12번째는 순간 해체(Instant Disassembling of Matter)다. 어떤 원자재에서 내용물을 추출해내기 위해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도구는 그리 많지 않다. 구멍을 뚫거나 물체 자체를 부수거나 갈아버리는 등 몇 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커다란 바위덩어리 같은 물건을 순식간에 작은 분자 덩어리 수준으로 해체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어떨까?


3D 프린팅으로 만든 어린이 귀. 코넬대 제공. http://www.popsci.com


13번째는 인간 복제 또는 3D 프린팅 장기(Human Cloning or 3D Printed Bodies)이다. 우리 몸은 세월이 지나면 낡아버린다. 하지만 어떻게든 좀 더 젊고 강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기회를 잡으려 할까?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묻지 않아도 뻔한 일이다. 프레이는 그러나 이것이 조만달러를 부르는 노다지사업이 되려면 하루에 100만개 수준의 인체 장기를 만들어낼 만큼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것은 가능할까?


초소형 로봇들이 무리를 지어 만들어낸 알파벳 K와 불가사리 모양. (Image courtesy of Mike Rubenstein and Science/AAAS)


14번째는 개인용 떼로봇(Personal Swarms of Swarmbots)이다. 스왐봇이란 새떼나 벌떼처럼 무리지어 움직이는 초소형 로봇을 가리키는 말이다. 생체 모방형 로봇이므로 단시간 안에 큰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운 분야이다. ‘킬로봇’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하버드대 연구진은 지난해 초소형 로봇 무리가 여러가지 모양의 숫자를 표현하는 능력을 시연해 보였다. 또 헝가리 연구팀은 새의 무리 비행을 본뜬 무인기 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프레이는 파리 만한 크기의 비행로봇이 등장하려면 아직 몇세대를 더 기다려야 하지만 개인용 스왐봇의 유용성은 매우 높다고 주장한다. 프레이가 스왐봇을 통해 상상하는 것은 다소 만화적이다. 예컨대 아침에 샤워를 하고 나면 스왐봇들이 달려와 물기를 말끔히 닦아준다. 화장대에 앉으면 화장도 해주고 머리도 다듬어준다. 일을 다 마친 뒤에는 주인의 옷으로 변신한다. 일상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일을 스왐봇들이 대신해주는 것이다. 로봇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더 세밀한 작업이 가능해질 것이다. 심지어 초소형 날개를 단 스왐봇들이 온몸을 둘러싸면 비행도 가능해진다. 만화적 꿈을 실현해주는 스왐봇이 나타난다면, 이건 제대로 된 대박이다


15번째는 로봇 도우미(Robotic Services)이다. 로봇은 이미 우리의 생활 속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로봇에서 미래를 찾는 사업가들도 이미 수두룩하다. 물론 아직까지는 <우주가족 젯슨>에 등장한 가사도우미 로봇 루지(Rosie) 수준에는 훨씬 못미친다. 하지만 로봇은 앞으로 일상 생활에서 우리가 늘상 해오던 일을 할 필요가 없게 만들어주는 존재로 발전해갈 것이다. 프레이는 로봇과 로봇 서비스용 킬러 앱을 찾아내려는 경쟁이 아주 가까운 미래에 로봇 기업들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영화 에선 인간을 대신한 아바타가 인간과 똑같이 현실세계를 휘젓고 다닌다. http://james-camerons-avatar.wikia.com/wiki/User_blog:Matias_Arana/Prequel_or_Flashback_for_Avatar_II%3F?file=Grace_as_an_Avatar.JPG

16번째는 3D 원격 아바타(3D Telepresence Avatars)이다. 원격 아바타는 자기 복제의 디지털판이라고 할 수 있다. 불가피하게 가지 못한 회의에, 나와 같은 모양과 크기의 아바타를 보내, 나와 똑같은 방식으로 그곳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 일처리를 하게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원격 아바타의 발상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원격 아바타의 등장은 원소스 멀티채널식 활동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역량은 몇배로 확장되고, 회사에는 더욱 많은 수익이 돌아오게 될 것이다. 정신없이 들이대는 보고서에 아마도 당신의 직장 상사가 지쳐버리지 않을까?

17번째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인공지능은 개발 단계에 맞춰 거의 모든 산업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아직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지만, 인공지능 연구자이자 미래예측가인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이면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스티븐 호킹은 그러나 무서운 속도로 발전해갈 인공지능이 인류의 자멸을 재촉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만큼 인공지능은 그 개발 정도에 따라 인류의 문명, 인류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그런 인공지능 산업의 주도자는 누가 될까?

18번째는 에너지 저장(Energy Storage)이다. 인류는 에너지 생산에서는 진작에 상당한 궤도에 올라와 있다. 석유같은 화석 연료 덕분이다. 하지만 에너지 저장에서는 기술이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전기차가 아직 실용화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산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단박에 거대한 에너지세계를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최상층 부자 그들만의 잔치에 그치면 부작용 더 커


부의 집중화 추세를 고려하면 지금까지 거론한 새로운 산업이 아니라 기존 산업에서도 조만장자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산업은 숱한 경쟁자들이 있는데다 시장도 포화상태다. 따라서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수반되면 모를까 가능성이 그다지 높아보이지는 않는다. 프레이는 조만장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기존 산업부문으로, 보험 은행 투자 광업 석유(가스) 인터넷 소프트웨어 데이터저장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들 부문에서 조만장자가 나오려면 우선 새로운 고수익 제품이나 서비스, 새로운 미개척 시장 등이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단서를 붙인다. 그는 “모든 가능성을 고려할 때 맨 처음 탄생할 조만장자는 단일 산업이 아닌 여러 산업부문에 관여하는 사람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18개의 리스트를 만든 취지에 대해, 조만장자의 탄생을 예측하자는 게 아니라 인류 앞에 놓인 가능성에 대해 열린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강조한다. 조만장자의 탄생이 최상층 부자들만의 잔치에 불과하다면 사실 인류 차원에선 별다른 의미가 없다. 오히려 부의 극단적 집중에 따른 부작용이 더 우려될 것이다. 조만장자의 탄생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만큼 인류에게 거대한 혜택을 가져다 줄 새로운 산업이나 콘텐츠가 나올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미래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조만장자 당사자에게나 인류에게나 윈-윈게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등록 : 2015.02.27 10:30수정 : 2015.02.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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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배신

 

최근 충격적인 구조조정 소식이 있었다. 구조조정이라는 중립적이고 건조한 표현을 주로 쓰고 희망퇴직, 명예퇴직이라는 수사를 쓰기도 하지만, 실상은 그냥 '대량해고'다. IMF 사태 이후에 워낙 자주 목격했고,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 새삼 놀랄 일도 아니지만, 23살 먹은 신입사원에게까지 닥쳤다는 얘기에 공분을 표하는 분들이 많았다. 

 

문제의 그 회사에 속했던 내 지인도 가벼운(!) 면담을 마친 뒤 임원이 "회사에 면담했다는 근거를 보고해야 하니 거기다 싸인해 두고 가라"고 해서 '거기'를 봤더니 다름아닌 사직서였단다… 회사의 명예가 한번 실추되니, 원래는 영업이익이 나는 멀쩡한 회사인데 무리한 인수합병에 들어간 이자 갚느라고 골병들게 만들었다, 영구채가 어떻게 주식이냐, 사람이 미래라더니 '명퇴가 미래다' 등등 여러가지 뒷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출처: 아시아투데이

 

내게 고민을 상담해도 되냐고 묻던, 그리고 회사의 신흥시장 진출전략을 촘촘히 메일로 물어온 그 회사 K대리. 개인사도 아니고 회사 일로 그러면 안 된다고 하자, 자문료를 물어왔었고, 자문료를 알려주자 그 뒤로는 영 연락이 없는 K대리. 열정이 넘치는 직원이었는데, 반만 살아남는 잔혹한 생존게임에서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다. 모쪼록 건투를 빈다…

 

내 친정(?) 회사도 예외가 아니었는지, 많은 분들이 회사측에서 '러브레터'를 받았다고 한다. '사랑하기에 헤어진다는' 러브레터에 많이들 놀라신 모양이다. 최근 전화를 걸어온 선배 한 분이 안부를 묻기에 "저야 맨날 똑같죠 뭐" 하고 대답을 했더니, 똑같은 일상이 너무 부럽단다. 변함없는 일상이 부럽다는 고백…

 

나도 독립할 수 있을까

 

요새 진학, 취업, 전직, 독립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받는다. 내가 진학도, 취업도, 전직도 많이 해봤고, 직장에서 하던 일을 그대로 살려 독립을 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상담을 원하는 층도 고등학생부터 환갑을 넘긴 분들까지 꽤 넓다. 아예 '진로상담'을 내 비즈니스 모델에 한 부분으로 끼워 넣을까 하는 생각도 할 정도다.

 

역시 가장 치열한 질문은 '나도 독립할 수 있을까'이다.

정답은 정해져 있다. 독립해서 살 수 있으면 독립해라. 말장난이 아니다. 독립에 필요한 마음가짐과 실력만 있으면 독립하는 쪽이 낫다. 

 

일단, 마음가짐

 

독립을 하면 스트레스가 줄고,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자아를 찾고… 하는 류의 마음가짐을 찾으신다면 다른 글을 읽으시라. 그런 목적으로 독립하는 분들도 분명 있으니까. 하지만, 내가 벌인, 그리고 계속 벌여갈 독립은 이런 성격이 아니다. 내 스타일에는 이런 마음가짐이야말로 독립의 적이다. 

 

독립하면 버는 것이 적어도 마음이 편하지 않냐는 분들이 있는데, 내 생각에는 1) 벌어놓거나 물려받을 재산이 이미 충분하다, 2) 벌던 수준이 워낙 높아서 그 반만 벌어도 실제 사는데 지장이 없다, 3)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걸린 암이 이미 말기다, 4) 이혼을 각오했다 정도의 경우가 아닌가 싶다. 

 

내 경우는 운이 좋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벌이도 괜찮은 편이다. 나도 직장에서는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 (물론, 일하는 방식들에서도) 간격이 커서 내적 갈등이 있었다. 정말 중요한 세미나에 가야 하는데, 회사에서는 '세미나가 영업에 무슨 도움이 되냐?'면서 말리기 일쑤다. 이젠 어떤 세미나든 내가 궁금하면 간다. 거기서 사람들을 만나고 정보를 얻는 일이 곧 내 영업활동이다. 갈등은 확실히 많이 줄었다. 그러나, 그 갈등 정도 줄이자고 독립한 것은 아니다. 

 

독립을 위해서는 훨씬 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치열한 고민의 핵심에는 역시 돈 문제가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독립하는 편이 직장생활 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도 더 큰 효용이 있어야 한다. 직업을 논하는데, 돈벌이는 도외시하고 자아실현과 꿈만 앞세우는 일은 내 취향이 아니다. 늘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 사이에 균형이 잡혀 있어야 한다. 직업 문제에서는 돈벌이가 자아실현과 균형을 이뤄야 한다. 

 

내가 독립한 이후에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회사에 있으면 정해진 시기에 월급을 받는데, 독립하면 수입이 불규칙해서 불안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건 순전히 관점의 문제다. 수익모델로 볼 때, 회사에 속해 있으면 굵직한 수입원이 하나만 있는 것이고, 독립해 있으면 가느다란 수입원이 여러 개 있는 것이다. 굵직한 수입원 하나에 전력투구하는 것은 맘이 편하기는 하지만 리스크도 크다. 반면, 가느다란 수입원 여러 개를 관리하기는 힘들지만, 한방에 무너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에서 말하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포트폴리오 개념을 적용하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관점을 디자인하라'의 저자 박용후 씨는 월급을 13번 받는다고 한다. 자문계약을 맺은 기업이 13개나 된다는 얘기다. 하다 보면 몇 군데쯤 경영상태가 나빠져서 계약된 자문료를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고, 환경이 바뀌어 자문계약이 해지되거나 갱신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13군데 모두가 한꺼번에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즉, 일시적으로 수입의 일부가 줄어들 수는 있어도 전체적으로 완전히 끊기는 일은 여간해서 일어나지 않는다. 줄어든 부분은 다시 늘리면 된다. 오랫동안 충성하던 회사에서 하루아침에 나와야 하는, 그래서 수익원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하고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더욱 다르다. 직장생활만 하다가 50세에 퇴직한 경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약간의 퇴직금만 가지고 있을 뿐 소득을 창출할 다른 수단이 없다. 그러나, 독립한지 5년~10년이 지나 50세에 도달한 경우에는 혼자서 여러가지 소득을 만들어 낼 줄 안다. 물론, 독립에 성공한 경우에 한정되겠지만. 

 

그렇다고 독립에 환상을 가질 일도 아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매년 평균 96만 명이 신규 사업자로 신고하고 약 80만 명이 폐업한다.(주간동아 2015.11._링크) 업종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창업 1년내에 대략 50%가 폐업을 한다. 5년내에 70~80%가 폐업한다. 그만큼 어렵다. 기-승-전-치킨으로 사업을 해서는 어렵다. 막연한 기대만 가지고 할 줄 모르는 일을 해서 성공하기는 불가능하다. 정말 '비추'다. 자기 전문분야에서 승부를 내야 승산이 있다. 

 

내 경우도 엄밀하게 얘기하면 '사업'이 아니라 '독립'이다. 조직에 속해서 오랫동안 해오던 일을 이제는 혼자서 하는 것뿐이다. 만나는 사람도 똑같고, 하는 일도 똑같다. 게다가 투자라고는 매달 고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되던 월급, 즉 기회비용뿐이다. 사무실도 없고, 직원도 없다. (독립 초기, 사무실이 어디냐는 집사람 질문에 노트북이 든 백팩을 가리켰더니, 나더러 사무실을 등에 매고 다니는 '달팽이'라고 놀린 적이 있다.)

 

독립을 하면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 조직에서 아무리 잘 나가던 사람도 조직이 하던 모든 일을 해본 사람은 없다. 이제부터 그걸 혼자 해야 한다. 모르는 부분은 배워가면서 해야 한다. 세무처리, 출장준비 등 기능적인 것뿐 아니라 기획, 영업, 수행을 혼자서 해야 한다. 

 

여기서 느끼는 고립감이 독립초기 가장 큰 장애물이다. 이미 1인기업계의 고전이 된 '프리에이전트의 시대'의 저자 다니엘 핑크도 1인기업에게는 재정적 어려움보다 외톨이가 되었다는 느낌이 더 힘든 것이라고 밝힐 정도다. 

 

독립을 꿈꾸는 분들은 꼭 한번 읽어 보시라. 찾는 분들이 많으면 다시 출판할 수도 있지 않은가…

 

고립감 문제는 나중에 설명할 '협업전략'으로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서는 조직 안에서 일할 때보다 독립했을 때 주변과의 협력이 더 절실함을 깨닫는 것이 더 중요하다. 조직 안에 있을 때는 성격이 좀 까탈스러워도, 심지어 '미친개'란 소리를 들어도 조직이 강제하는 최소한의 협력시스템의 보호 아래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독립한 다음에 다른 사람(기업)들과 원만하게 일할 수 없다면, 그건 끝장이다. 

 

독립한 후에도 직장에 있을 때처럼 독선을 떨고, 고집을 피운다면, 박사 학위도 고급자격증도 아무 소용없다. 독립했다고 해서 화성에서 혼자 우주의 미아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업계'라는, 직장보다 훨씬 더 큰 생태계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숲에 있는 나무처럼 자기 것을 주고 필요한 것을 받아가며 일해야 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오래 가려면 '후배'와 함께 가라' 참조_링크)

 

독립의 마음가짐을 요약하자면, 차분히 준비하되 독립을 선언할만한 준비의 기준을 만들어 두는 것이다. 이걸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마냥 준비만 하는 경우가 있다. 

 

내 경우에는 나이 마흔을 경계로 독립해야 한다는 생각을 굳혔다. 어떤 계기로 인해 내가 속해있던 회사와 내 개인이 갈 길이 확연히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준비의 시작으로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전업 학생으로서가 아니라 직장에 다니면서 part-time으로 공부했다. 그냥 학위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필드에서 해오던 일을 이론적으로 탄탄하게 다져서 도약할 발판이 필요했다. 그런데, 박사과정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내게 주었다. (이건 별도로 언급해야 할만큼 중요하고 양도 많은 얘기다…)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전직한 후에는 계속 독립을 준비했다. 시기는 마흔 다섯살을 목표로 했다. 그쯤이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나이 같았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회사 측이 모르게 '실습'도 했다. 짬짬이 기고도 하고, 자문도 하고, 강의도 해봤다. 

 

그렇게 해서 1년동안 벌어들인 수입이 2달치 정도. 2년 연속으로 그 정도 수입이 되었다. 직장 생활 하면서 알바로 연봉의 2/12를 벌 수 있었으니, 독립해서 전업으로 하면 6/12 즉, 연봉의 절반 정도는 벌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 정도면 일단 우리 가족의 기본 생활비는 되니까. 그 정도가 내 최저기준이었고, 그 때 독립했다. 2014년 4월에 말이다.

 

(다음에 계속)

2015년 12월 13일 일요일

세익스피어 4대비극

그 중에서 많은 걸작을 남겼는데, 질문자님께서 물어보신 비극(tragedy;기본적인 연극의 한 형식으로, 인생의 슬픔과 비참함을 제재로 하고 주인공의 파멸, 패배, 죽음 따위의 불행한 결말을 갖는 극 형식을 말합니다)은 총 4개의 작품으로, 1600년대 지었던 <햄릿>, 1604년부터 1605년까지 지었던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입니다.


이 네 작품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덧붙이자면, 줄거리를 말씀드릴게요(네이버 사전에서 퍼옴).



 -햄릿-

13세기, 덴마크 왕국 수도의 엘시노아 성에서는 왕자 햄릿이 부왕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슬픔에 잠겨 있었다. 부왕이 죽자 숙부 클로디어스가 왕위에 오르고 어머니 게르트루드 왕비와 재혼하였다. 햄릿은 어머니의 이런 행위를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혹시 숙부가 부왕을 죽인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부왕의 모습과 닮은 망령으로부터 그 동안의 사정을 들은 햄릿은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은밀히 계획을 세운다. 그는 이러한 계획을 들키지 않도록 미친 사람처럼 행동한다.
어느 날 성에 한 극단이 들어온다. 햄릿은 그들로 하여금 부왕과 숙부와 어머니인 왕비와의 관계와 비슷한 연극을 하도록 한다. 연극을 보던 숙부 클로디어스는 독살 장면이 나오자 예상대로 퇴장해 버린다. 햄릿은 망령의 말을 확인하게 된다. 숙부에게 복수를 하려던 햄릿은 실수로 연인 오필리아의 아버지 플로니어스를 살해한다. 이 충격으로 오필리아는 실성해서 물에 빠져 죽고 플로니어스의 아들 레어티스는 아버지와 누이의 원수를 갚겠다고 왕에게 청한다.
왕 클로디어스는 레어티스를 충동질하여 독을 묻힌 검을 가지고 햄릿과 대결하게 한다. 그러나 햄릿은 대결에서 레어티스를 찔러 승리를 하게 되고 햄릿의 기개에 감탄한 레어티스는 클로디어스의 음모를 고백하고 숨을 거둔다. 햄릿은 왕의 가슴을 찌르고 부왕의 복수를 끝낸다. 그러나 햄릿도 독검의 상처를 입어 죽음을 맞는다.



 -오셀로-

베니스의 장군 오셀로는 귀족계급의 처녀 데스데모나와 사랑에 빠진다. 그녀의 아버지는 오셀로가 무어인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하지만, 두 사람은 도망을 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데스데모나의 아버지는 오셀로를 처벌하려 하는데, 때마침 터키군이 사이프러스를 침공하자 오셀로는 전쟁터로 파견되어 큰 공을 세운다.


한편 오셀로의 신임을 받으면서도 속으로는 그의 성공을 시기하던 부하 이아고는 비밀리에 오셀로를 제거할 기회를 노린다. 그는 데스데모나와 오셀로의 부관 캐시오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것처럼 꾸미기 위하여 훔친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일부러 캐시오의 방에 떨어뜨린다. 이아고의 말을 듣고 아내와 캐시오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 오셀로는 손수건을 결정적인 증거로 믿고 질투심에 불타 데스데모나를 목 졸라 죽인다. 하지만 뒤늦게 모든 것이 이아고의 계략이었음이 드러나자, 그는 죄책감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리어왕-

(리어왕은 영국의 전설적인 국왕으로 16세기의 영국문학에서도 가끔 등장하는데, 셰익스피어는 그와는 달리 독자적으로 다루었다)

리어왕에게는 고네릴·리건·코델리아라는 3명의 딸이 있었는데, 리어왕이 너무 늙어 딸들에게 국토를 나누어 주기로 결정하고 딸들이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물어본다. 고네릴과 리건은 그들의 사랑을 과장하여 표현하였으나 성실한 코델리아는 자식으로서 효성을 다할 뿐이라고 덤덤하게 대답하였다. 이에 노한 국왕은 코델리아를 추방하고 국토를 두 딸에게만 나누어 준다.


그러나 국토를 물려 받은 두 딸의 냉대를 참지 못한 리어왕은 충신 켄트와 어릿광대를 데리고 궁전을 나와 폭풍우가 몰아치는 황야를 헤매면서 불효한 두 딸을 저주하며 광란한다. 이윽고 리어왕은 왕도 한 인간에 불과하며, 인간은 한낱 동물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프랑스의 왕비가 된 코델리아는 부왕의 참상을 전해 듣고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영국으로 진격하였으나 싸움에 지고, 아버지와 함께 포로가 되어 코델리아는 병사의 손에 교살된다. 리어왕은 죽은 딸의 시체를 안고 슬픔에 못이겨 절명한다.



 -맥베스-

스코틀랜드의 무장 맥베스는 마녀의 예언에 현혹되어 기승을 부리는 부인과 공모하여 자기의 거성을 방문한 국왕 던컨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다. 그리고 그 자손이 장차 왕자가 된다는 예언을 믿고, 친구 뱅코 부자의 암살을 계획하지만 그의 아들은 도망친다. 맥베스의 폭정을 저주하는 소리가 전국에 퍼지고 반란이 일어나자 맥베스는 다시 마녀를 찾아가 예언해줄 것을 요구한다. 마녀는 버넘의 숲이 그의 성을 공격하지 않는 한 안전하며, 여성으로부터 출생한 사람은 결코 그를 패망시킬 수 없다고 예언하였다.


그러나 던컨왕의 유아 맬컴을 추대한 맥더프가 인솔한 군대는 버넘 숲 속의 나뭇가지를 베어 들고 몸을 감추면서 맥베스의 성을 공격한다. 이때 부인이 미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낙망하던 맥베스는 최후의 용기를 내어 싸우지만 맥더프가 어머니의 배를 절개하고 태어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자 절망적인 심정이 되어 대결 끝에 맥더프에게 살해된다.



예, 여기까지입니다. 참고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라고 여기시는 분들도 많으신데요,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의 하나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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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이웃추가 | 2015.12.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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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7일 월요일

다시 美國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다시 美國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기사승인 20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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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근 박사 ⓒ 뉴데일리 기사 화면 캡처
최근 석유가격이 폭락하는 이유를 우리나라 언론들이 정확하게 해설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의 에너지 혁명 때문에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본질적인 이유와 그 국제적 함의를 정확하게 소개하지 못하고 있다. 필자가 최근 작성한 논문인데 각주를 빼고 다시 게재한다.
 
1.서론
 
2011년 연말,  Foreign Policy지는 사설에서 앞으로 국제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American Energy Boom” 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 사설은 10여 년 전 국제정치를 논하는 모든 사람들은 “Anti Terror Warfare” 즉 반테러 전쟁에 대해 이야기했고, 그 다음 10년 동안 국제정치를 논하는 사람들은 누구라도 “Rise of China”즉 중국의 부상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앞으로 국제정치를 논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 “American Energy Bom” 에 대해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국 사람들은 언제라도 국제정치의 변화에 예민한 편은 아니지만 작금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에너지 붐에 대해서는 현상에 대한 이해의 수준조차 척박할 뿐 아니라 그것이 불러올 국제정치적인 충격에 대해서는 더욱 둔감하다. 
 
석유가격이 하락했음을 논하는 신문 기사들 중, 그것이 미국의 셰일오일 혁명의 결과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쓴 기사를 본 기억이 거의 없는 정도다.  2014년 12월13일자 조선일보는 “석유가격 하락으로 산유국이 타격받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현재 같은 상황을 야기한 나라가 미국이며 미국은 사우디와 맞먹는 수준의 ‘산유국’ 인데 미국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말인가? 
 
미국의 에너지 붐은 흔히 '혁명'이라는 단어로 묘사되고 있으며 앞으로 국제정치에 불러올 충격도 혁명적일 것임이 분명하다. 미국의 에너지 붐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미국 본토 내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급격하게 증산(增産)됨으로써 앞으로 몇 년 안에 미국은 세계 최대의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이 될 뿐만 아니라 석유를 수출하는 나라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이미 그 가능성이 100% 인 현실을 말한다. 단순한 예상이 아니라 확실시되는 현상이다. 
 
2011년 무렵부터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석유와 천연가스 덕택에 미국은 점차 석유 수입을 줄이고 있으며 그 결과 2013년 세계 최대의 석유 수입국은 미국으로부터 중국으로 바뀌게 되었다. 미국이 日 수백만 배럴(2014년 12월 기준으로 미국은 과거보다 일일당 약 400만 배럴 이상의 석유를 덜 수입한다)의 석유를 수입하지 않게 되자 국제 석유시장에 수백만 배럴의 석유가 남아돌게 되었고 결국 원유 값이 하락하는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이 분명해진 것은 2014년 하반기부터이다. 우리나라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이 운전자들이 직접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내려가기 시작한 것도 바로 금년 늦가을부터의 일이다.
 
본 논문은 미국의 에너지 붐이 도대체 어떻게 발발하게 된 일이며, 미국의 에너지 붐은 미국의 외교 안보 정책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며 국제정치는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가에 관한 분석을 목표로 작성된 것이다. 
 
미국이 석유를 자급자족하게 될 경우 나타날 국제정치의 변화는 첫째, 중동(Middle East) 은 미국의 외교정책에서 별 볼 일 없는 지역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이 중동에 대해 사활적인 이익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궁극적으로 중동의 석유자원이 아닐 수 없었다. 
 
둘째는 러시아의 붕괴 위험이다. 러시아는 수출액의 3분의 2가 에너지 수출 대금이었는데 미국의 석유 증산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대폭 하락할 뿐 아니라 현재 러시아의 주요 석유수출 시장인 유럽이 몇 년 후면 미국의 석유 수출 시장으로 바뀌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세 번째 변화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서 미국이 완전한 승자로 남게 되리라는 사실이다. 석유가 남아도는 미국의 경제는 또다시 도약의 계기를 맞이하고 있다. 석유 덕택에 미국은 21세기가 끝날 때까지, 혹은 그 이후에도 패권국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본 논문은 우선 미국에서 어떻게 석유와 천연가스가 대량 생산되게 되었는지에 대한 현상을 묘사하고 분석하는 것으로 시작하고자 한다.
 
2. 셰일오일과 셰일 가스
 
미국의 지질학자들은 미국 영토 내에 방대한 양의 채굴되지 않은 천연가스가 셰일 바위(혈암 頁岩 혹은 이판암 泥板岩이라고도 함, Shale Rock) 속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한 석유, 타르모래가 고갈된 유정의 바닥에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기존의 기술로는 채굴이 불가능하며 채굴을 한다 해도 채산성이 맞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석유를 외국으로부터 수입해서 사용하는 것이 더 나았다. 사실 최근까지도 미국의 석유 업자들은 미국의 천연가스가 곧 고갈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여러 회사들이 미국 도처 13군데에 액화 천연가스를 수입하기 위한 시설을 건설하고 있었다. 이 천연가스 수입 터미널 시설 건설을 위해 한 곳에 10억 달러 혹은 그 이상의 거금이 소비되었다. 
 
그러나 지난 40여년 동안 미국의 일부 기술자와 석유업자들은 파내기 어려운 셰일오일 혹은 셰일 가스들을 파내기 위한 방법을 수십 년 이상 연구해 왔다. 텍사스의 석유업자 조지 미첼(George Mitchell) 같은 사람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셰일 오일을 싼 가격에 채굴하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 이상의 재산과 노력을 투입하며 헌신했던 인물이다. 
 
결국, 거의 인식하지도 못할 정도로 갑작스럽게(almost overnight) 새로운 채굴 기술이 개발되었고, 미국은 다시 천연가스 및 석유를 생산하는 나라로 남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새로운 기술은 너무나 강력해서 2007년 이후 2013년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을 50% 증가시켰다. 에너지 생산 역사상, 이 정도 증산을 이룩한 적은 일찍이 없었다. 
 
이들이 개발한 미국의 에너지 기술, 특히 고압으로 물을 분사해서 바위를 파쇄하는 기술- 이를 후래킹 fracking 이라 한다. Fracking이라 부르는 새 기술은 아직 웬만한 영어 사전에도 등록되지 않은 단어다. - 이 개발되어, 한때 채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던 방대한 천연가스와 혈암에 포함되어 있는 석유를 신속하고, 쉽고, 이윤이 창출 될 수 있게 채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 도처에 셰일가스 혹은 셰일오일로서 부존되어 있는 에너지의 양은 너무나 막대하여, 미국은 이 에너지를 성공적으로 채굴할 경우 금명간 석유를 수출할 수 있는 나라가 될 정도다. 해리 트루만 대통령이 재임하던 시절(1945-1951) 이후 미국은 처음으로 다시 석유 수출국이 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개발 가능한 에너지 부존량에서 미국은 러시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를 앞서고 있다. (미국은 세계의 17%, 러시아 16.6%, 중국 8.3 %)
 
미국 에너지성의 에너지 정보원(Energy Information Agency)의 평가에 의하면 미국은 현재 100년 이상 사용가능한 천연가스를 보유하고 있다(보다 기술적으로 말한다면 92년치). 기술이 더 개발되고, 더 많은 유정을 발견할 경우 보유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수입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최근 건설된 가스 수입 시설들의 일부는 지금 수출을 위한 시설로 전환하는 작업이 진행 되고 있는 중이다. 
 
3. 셰일 오일(Shale Oil Revolution) 혁명의 현황
 
2005년 미국은 사용하는 석유의 60%를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였다. 2012년에는 미국의 석유 사용량 중 수입량은 42%로 내려갔으며 이 속도는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중이다. Texas, North Dakota의 셰일가스 및 California의 1만6000피트 깊은 곳에 있는 Monterey Shale Oil Deposits에 부존되어 있는 셰일 오일의 상업적인 채굴이 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곳 외에도 셰일 오일이 부존되어 있는 곳은 오클라호마, 오하이오, 뉴욕, 펜실베이니아 등 거의 미국 전역라고 말해도 될 정도다. 앞의 각주에서 지적했지만 Green River Basin이라 불리는 와이오밍, 콜로라도, 유타 주에 걸쳐 있는 오일 셰일은 예산 매장량이 2조 배럴이며 1조 배럴은 채굴 가능성이 확실하다. 이직 이곳에서는 프래킹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2조 배럴은 미국이 현재 수준으로 사용할 경우 약 300년 사용 가능한 양이다).
 
현재 프래킹 기술로 셰일가스를 약 20% 정도 추출해 낸다고 한다. 수퍼 프래킹 기술이 개발되면 가스 및 석유 추출 비율은 80%로 급상승할 것이다. 미국 정보 위원회(National Intelligence Council) 가 간행한 Global Trends 2030에 의하면, 미국은 10-20년 내에 에너지의 자급자족이 가능할 것이다. 2007년부터 2011년이 이르는 동안 셰일가스 생산량은 무려 년 50%씩 증가세를 보였고 그 결과 미국의 천연가스의 가격은 폭락했다. 
 
일부 분석가들의 추정처럼 각 유정의 추출비율(recovery rate)이 70%에 이를 것으로 가정한다면 미국의 가스 부존량은 현재의 3.5배가 될 것이며,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미국은 92년치가 아니라 322년 혹은 그 이상 사용 가능한 천연가스 에너지를 확보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Exxon Mobile 2013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미국은 2025년 에너지 수출국(net energy exporter)이 될 것이다. EIA, NIC 등 다른 기관들도 유사한 예측을 하고 있다. 2025년이 되면 지구의 에너지 소비량은 지금보다 약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 캐나다의 경우, 에너지 효율성 증대로 인해 에너지 필요량은 오히려 줄어들게 될 것이다. 전기 자동차의 개발, 하이브리드 자동차, 석유 이외의 다른 에너지 자원 (풍력, 원자력, 태양광) 등은 미국의 석유 및 천연가스 수요를 낮출 것이다. 미국은 석유를 수출하는 나라가 될 것이 분명하며 이 경우 국제정치 및 경제는 그야말로 혁명적인 변화를 겪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4. 2014년 국제 석유 현황
 
2014년 11월24일자 Financial Times는 최근 셰일오일의 생산으로 말미암아 미국은 지난 30년 이래 가장 적은 양의 석유를 수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석유 수입량은 중국 다음으로 세계 2위로 내려갔다. 현재 OPEC 국가들은 세계 석유의 약 3분의 1 (약 3000만 배럴)을 생산한다. 미국은 2014년 현재 하루에 약 9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1980년대 이후 최고의 생산량이다. 2013년에는 750만 배럴을 생산했었는데 이것 역시 1990년 이후 최대의 생산량이었다.
 
미국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세계 최대의 석유 소비국이다. 2005년 기준, 미국은 하루에 약 1200만 배럴의 석유를 수입했다. 그러나 2012년 미국의 석유 수입은 일당 약 800만 배럴이 조금 넘는다. 결국 미국은 세계의 석유생산국들에게 하루에 400만 배럴의 석유를 다른 나라들에게 팔아야만 하게 했다. 일본이 하루 수입하는 양이 444.4만 배럴이니 OPEC 국가들이 채산성을 맞추려면 일본 수준의 세계 3위급 석유 수입국이 하나 더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2005년부터 2012년 까지 7년 동안 석유가격은 상대적으로 불변, 배럴당 평균 100달러선에서 유지되고 있었지만 2014년 겨울인 현재 배럴당 석유 가격은 80달러선으로 급락한 상태다. 12월 현재 60달러대까지 내려갔다.
2014년 8월 현재 미국은 중동의 OPEC으로부터 하루 290만 배럴의 석유를 수입하고 있었는데 이는 미국의 석유 수입 총량 중 40%에 해당하는 것이며 1985년 5월 이후 비율상으로 최저치인 것이다. 1976년 미국 석유수입 총량 중에서 중동 석유가 차지하던 비중은 88%대를 기록한 적도 있었다. 미국의 석유 수입 감소로 인해 중동의 OPEC 국가들이 받는 충격은 대단히 큰데 국가별로 그 정도는 상이하다. 알제리,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남미의 석유생산국인 베네수엘라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적다고 한다.
 
5. 미국의 셰일 오일은 미국의 경제를 완전히 회복시킬 것이다 
 
미국 노스다코타 주의 셰일을 바켄 셰일(Bakken Shale)이라 부르는데 그 넓이는 자그마치 1만5000 sq mile 에 이른다. 즉 2만5600 평방 킬로미터로서 대한민국 전체 면적의 4분의1이 넘으며 메릴랜드(Maryland) 주 전체 넓이보다도 더 넓다. 새로이 개발된 프래킹 기법으로 바켄 셰일을 처음 뚫기 시작한 날이 재정위기가 폭발한 바로 그날인 2008년 9월7일이었다. 바로 그날 푸른색과 흰색의 시추기가 바켄 셰일의 채굴작업을 시작했던 것이다. 
 
온 세상 사람들이 미국의 몰락이 진정 시작되었다고 본 바로 그날이었다. 월스트리트의 대형 금융회사 리만 브라더스가 쓰러진 날이었다. 특히 중국 사람들은 2008년 9월 7일 월스트리트 발 미국의 경제 금융위기를 미국 몰락의 결정판으로 인식하고, 이제는 중국이 세계 1위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자만심을 가지기 시작한 바로 그날, 미국은 ‘에너지 독립(Energy Independence)’ 혁명을 시작한 것이다. 
 
노스다코타 주의 바켄 셰일은 2009년 하루 15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했다. 2010년 노스다코타 주의 경제성장률은 석유생산으로 인해 연 평균 7%가 되었을 정도다. 2013년 바켄 셰일은 하루에 87만5000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노스다코타 주의 석유 생산량은 미국에서는 4위이며 에콰도르의 석유 생산을 능가한다. 노스다코타 주의 석유로 인한 세금 수입은 2007년 2억 5100만 달러였던 것이 2010년에는 7억 5000만 달러로 올랐다. 이미 노스다코타를 알래스카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 석유 생산 주라고 부르는 전문가들도 있을 정도다.
 
미국이 에너지 독립을 시도한 것은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1973년 닉슨 대통령은 Project Independence를 발표 1980년까지 해외 석유 수입으로부터 해방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처절한 실패로 돌아갔다. 에너지 독립 계획을 발표한 지 7년째 되던 1980년. 미국의 석유 수입량은 1973년 의 두 배 정도로 늘어난 상황이었던 것이다. 
 
포드 대통령도, 카터 대통령도 그리고 최근의 부시 대통령도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위해 노력 했다. 
 
그러나 1970년대-1990년대의 노력과 달리 2010년대의 에너지 독립 프로젝트는 그 성공 가능성이 100%에 달하는 것이 되었다. 확실한 기술이 개발된 결과다. 2010년대의 에어지 붐은 미국 경제를 완전하게 회복시킬 계기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경제가 회복될 것을 확신하는 Daniel Gross는 이미 2009년 7월부터 미국의 경제는 회복세로 들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것이 지금 나타나 보이는 것이다.
 
수년간 미국은 연 평균 3350억 달러어치의 석유를 수입했다. 미국 무역적자의 거의 절반이 석유 수입 때문이었다. 미국이 이제 3350억 달러를 석유 수입에 소비하지 않고 국내경제 발전을 위한 다른 부분에 사용한다고 가정해 보라. 더 나아가 미국이 생산된 에너지의 일부를 수출한다고 가정해 보라. 예로서 500억 달러 혹은 1000억 달러의 석유를 수출한다면 그때 미국의 경제 그 자체가 변화될 것이다. 
 
물론 미국은 남는 에너지를 수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정치, 경제, 기술적 이유로 인해서다. 혹은 미국은 천연가스를 액체화시킨 후 독일로 수출할 수도 있다. 독일은 지금 러시아의 천연 가스를 수입해 쓰는 나라다. 이런 날이 오는 경우 러시아 경제는 어떻게 될까? 미국이 천연 가스를 화학물질로 바꾸어서 수출할 경우 천연가스로 파는 것보다 8배 수익을 남길 수 있다고 한다.
 
2013년 현재 미국의 천연가스 100만 BTU 가겨은 3-4 달러 정도였다. 유럽에서는 14달러,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16달러였다. 미국에는 천연 가스가 너무 많아서 아예 유정이 줄어들 정도다. 미국은 대형 트럭들은 천연가스로 가는 자동차로 엔진을 전환시키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천연가스를 휘발유로 만드는 기술도 이미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1900년부터 1960년까지 세계의 creditor nation이었다. 일본이 그 뒤를 이었고 중국이 그 다음을 이었다. 과거 미국은 에너지, 식량, 공업제품을 수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해외에 빌려 주었다. 이같은 상황이 재현되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는 중이다. 미국 워싱턴 소재 New America Foundation은 셰일가스로 인한 미국의 자본생산은 2010년 330억 달러였는데 2035년에는 1조 900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향후 25년간 미국의 기업들은 160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며 1조 5000억 달러의 세금을 국가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중국이 미국을 앞선다는 이야기는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되어 버릴 것이다.
 
미국은 이미 일일당 석유생산국에 보내던 돈 4억 달러를 절감하고 있는 중이며, 미국에 맞장 뜨는 베네수엘라, 세계 최악의 부정부패국가 나이지리아 석유를 한 방울도 수입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되었다. 석유를 자급하는 미국은 과거 할 수 없이, 불가피하게 연계되었던 불량국가들과의 관계를 종식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이 에너지를 독립하게 되면 미국은 연 3000억 달러~4000억 달러 석유수입 비용을 절감하게 될 것이며, 미국의 무역 적자는 대폭 개선될 것이다. 미국 은행에 돈이 쌓이게 될 것이고 대출 금리는 낮아지게 될 것이다. 미국의 경기는 다시 회복될 것이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는 바람에 미국은 최근 포기했던 철강 회사를 다시 가동시키고 있을 정도다.
 
미국이 석유를 수출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 중국, 일본, 독일 등이 모두 미국을 쳐다보게 될 것이며 미국의 상품을 수입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채권국이던 시절 미국은 제조품을 누구보다도 더 많이 팔던 나라였으며 에너지 자원 수출도 세계 1위였다. 미국이 세계 1위의 에너지 수출국이 될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에너지 수출국이 될 가능성은 확실하다. 중국, 독일과 같은 상품 ‘수출국’은 아닐지 모르지만 미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상품을 생산하리라는 것도 분명하다. 이미 지금도 그러하다. 이 두 가지는 역사를 바꾸게 될 것이며 새로운 돈이 미국으로 급속히 유입되도록 할 것이다. 이는 미국을 채무국으로부터 채권국으로 다시 바뀌게 만들 것이다.
 
6. 미국에게 중동 문제는 더 이상 사활적인 이슈가 아닐 것이다.
 
1970년대 이후 중동 문제는 미국의 사활적인 문제가 되었다. 중동은 미국에 사활적으로 중요한 석유를 제공하는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카터 대통령은 ‘중동 지역을 어느 한 나라가 지배하려고 할 경우, 이는 미국의 사활적인 이익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할 것이며, 미국은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이같은 시도를 막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카터 독트린(Carter Doctrine) 으로 알려진 이 선언은 카터 대통령 이후 중동에 개입한 모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정책의 가이드 라인이었다. 카터는 부시 대통령의 중동에 대한 군사개입을 비난 했지만 부시 대통령의 중동 군사개입을 정당화시키는 근거는 바로 카터가 선언한 독트린이었다. 
 
미국 대통령들마다 핑계는 조금씩 달랐지만 미국이 중동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게 된 가장 중요한 배후는 석유(Oil)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은 중동에서 생산되는 석유가 미국으로 원활하게 수송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난 10년 이상 걸프만 해역과 중동 지역에 미군을 주둔시켜 왔다. 미국이 중동에 군사력을 주둔시키고 있는 이유는 테러리즘 제압, 중동 국가들의 민주화, 이스라엘 보호 등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가 석유의 원활한 유통을 위해서임은 말할 것도 없는 진리다.
 
사실 중동 석유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는 일본, 유럽보다 훨씬 적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이 지역으로부터의 석유의 원활한 흐름을 보장하는 임무를 담당해 왔다. 세계화 시대의 자유주의 세계 경제 그 자체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의 본질이며 이는 원활한 석유의 공급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패권국으로서 자신만의 필요성을 훨씬 넘는 일이지만, 세계를 향한 석유의 원활한 흐름을 보장해야 할 의무를 스스로 담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중동의 석유가 지나는 해로를 방어한다는 일은 대단히 어렵다. 해상으로 수송되는 석유의 4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데 호르무즈 해협 중 가장 좁은 곳은 폭이 21마일에 불과하다. 1990년 이후 미국은 이 지역에 최소 1척 이상의 핵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시키고 있었으며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에는 항상 2척을 이 지역에 주둔 시키고 있었다.
 
 
항모 한척은 대략 45억 달러 정도이며 항모 1척은 최소 8척의 각종 군함이 호위하며, 최대 13척의 각종 선박들로부터 보호 및 지원을 받는다. 핵 항공모함을 보호하기 위한 잠수함의 숫자는 비밀로 되어 있다. 미국이 이곳을 지키고 있음으로 잠재적으로 미국의 경쟁국인 중국을 포함 인도, 영국, 프랑스 등 대형 석유 소비국들의 석유수송로가 안전을 보장받고 있는 것이다.
 
로저 스턴의 연구에 따르면 1976~2007 31년 동안 미국은 걸프 만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7조 3000억 달러를 소비했다. 이 금액은 미국의 국가 부채의 거의 절반에 이르는 금액이다. 미국이 석유를 자급하게 되면 우선 지난 10년 동안 중동 지역을 지키는데 소비했던 7조 3000억 달러를 군사비로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스턴이 이 보고서를 쓴 이후 미국이 걸프만에서 소비한 돈도 포함한다면, 미국이 걸프만에서 소비한 돈은 8조 달러 정도에 이른다. 8조 달러란 2013년도 중국의 1년치 GDP 총액과 맞먹는 돈이다.
 
미국이 에너지 독립을 이룩하게 될 경우 중동 문제의 본질이 변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석유를 자급한다면 중동은 미국의 국가이익 우선순위상 하위급으로 다시 밀려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중동 전략을 완전히 다시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국은 중동에 주둔하던 항공모함을 철수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일부 미국의 전문가들은 그대로 두어도 된다고 말한다. 다만 중동 해역에 주둔하는 미국 항모 및 해군력의 기능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과거 미국 항모는 중동의 석유가 미국 또는 다른 산업 국가들을 향해 원활하게 흐르도록 하기 위해서 중동 해역에 주둔했었다. 그러나 앞으로 중동 주둔 미국 항공모함은 중동의 석유가 세계의 산업 국가들로 흘러가는 것을 ‘필요시’ '차단'하기 위한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결국 중국이 중동에서 미국 해군과 맞먹을 수 있을 해군력을 보유하지 못하는 한 미국은 중국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7. 러시아의 몰락
미국의 셰일오일 혁명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는 나라는 러시아이다. 러시아는 외화 벌이의 3분의 2를 에너지 자원 수출에 의존하는 나라다. 동시에 러시아는 에너지 공급 차단이라는 수단으로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크게 의존하는 유럽 국가들을 위협하곤 했었다. 2014년 9월 이후 미국이 석유수입을 대폭 줄임으로써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불 수준에서 12월1일 현재 68달러까지 하락 , 최근 5년 동안 가장 싼 값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원유 1배럴당 가격이 100달러로 유지되어야만 재정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나라다. 금년 초 배럴당 원유가격이 110달러 정도였으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는 물론 여러 측면에서 미국과 맞장 뜨는 모습을 보일 수 도 있었다. 
 
성급한 논객들 중에는 두 번째 냉전(Second Cold War)이라는 개념 없는 소리를 해댄 사람도 있었다. 냉전이란 힘이 비슷한 두 초강대국이 직접 전쟁을 벌일 수 없기에 벌이는 전쟁 아닌 전쟁을 의미한다. 러시아가 미국과 맞먹는 나라가 아닌데 어떻게 두 나라가 ‘냉전’을 벌일 수 있는가? 
 
금년 가을 이후 러시아는 석유가격 하락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인한 국제제재까지 맞물려 최악의 경제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러시아의 루블화의 가치는 달러에 비해 무려 30%나 하락했다. 러시아 경제는 회복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러시아 경제를 회복시킬 것이냐의 여부는 미국의 정치적인 계산에 의거할 것이다. 미국은 중국과 세력균형을 이룰 수 있을 정도만큼은 강한 러시아를 원할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를 붕괴하도록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냉전시대에도 이미 나타났던 일이지만 미국은 석유 가격의 등락을 조작함으로써 소련(현재는 러시아) 를 무한히 골탕 먹일 수 있었다. 석유가 모자랐을 때에도 국제 석유가격을 조작해서 소련을 힘들게 할 수 있었던 미국은 이제 석유가 넘쳐흐르는 상황이 되었다. 미국은 풍부한 석유자원을 활용, 러시아를 적절히 조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8. 중국의 도전
중국의 도전은 과거 소련의 도전과는 여러 가지 점에서 다르다. 특히 중국의 경제가 미국이 주도하는 지구화시대의 세계 경제에 완벽하게 편입되어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미소 갈등과 다른 측면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중국에게 경제적인 1위의 자리를 내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 잡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구매력 기준(PPP, Purchasing Power Parity)으로 계산할 때 이미 중국의 GDP가 미국을 앞질렀다는 주장도 있다. 호사가(好事家)들이 하는 이야기다. 
 
경제적 국력의 보다 정확한 측정기준인 명목 GDP 상으로 미국은 아직도 중국의 거의 두 배(미국은 16조 달러, 중국은 8조 달러) 수준이다. 미국의 인구가 중국의 4분의 1도 되지 못한다는 사실까지 고려하면 미국은 중국보다 무려 8배 이상 잘 사는 나라다.
 
그러나 곧 중국이 미국을 앞설 것이라는 주장이 이미 수십 년 이상 지속되어 왔다. 2003년이면 중국이 미국을 앞선다고 주장한 학자도 있었고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Economist 지는 2018년 쯤 중국이 미국의 명목 GDP를 앞설 것이라고 계산하기도 했었다. 그런 계산들은 미국의 에너지 혁명으로 모두 우스운 이야기가 되고 말 것이다. 
 
에너지 가격이 너무나 내려갔기 때문에 미국의 제조업들, 심지어 제철 산업조차 되살아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최근 몇 달 정도의 석유가격 하락만으로도 미국은 1가구당 연 500달러를 절약하게 되었다는 계산이 나올 정도다. 이같은 상황이 더욱 지속될 경우 미국은 중국에 나가있는 미국의 회사들을 미국으로 다시 불러들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미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2015년 경이 되면 미국에서 제조하는 것이나 중국의 공장에서 제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상태가 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물론 중국인들의 인건비는 미국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미국의 생산성이 중국의 5배라는 사실을 고려할 경우 그렇다는 것이다.
 
석유가격의 하락으로 교통 통신비는 물론 에너지 자원 전체의 가격이 하락할 경우 미국의 제조업은 막강한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며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중국의 역할은 상당부분 위축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웨슬리 클라크 장군은 미중 패권 경쟁이 전쟁을 통해 승패가 결정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미국이 훨씬 앞에서 달려가고 있으니 경쟁할 일도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국의 에너지 혁명은 앞으로 더 이상 美中 패권 경쟁에 관해 논의하는 것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 사실 에너지 문제가 없다고 해도 미국이 중국에 뒤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조지 프리드맨 같은 전략가는  2020년의 중국은 종이호랑이에 불과할 것이며 미국의 적수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었다. 
 
 
9. 미국의 동맹국들
 
미국은 그동안 세계의 패권국으로 행동했다. 물론 니얼 퍼거슨 같은 학자는 미국이 제국이면서도 제국답지 못하게 행동하고 있음을 비난하고 있지만, 미국은 나름대로 자신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미국은 자신이 주도하는 국제자본주의의 원활한 발전을 위해 세계의 무역로(貿易路)를 스스로의 힘으로 지키는 노고를 감당했다. 미국의 해군은 5대양 6대주의 해상 교통로 안전을 위해 전 세계의 바다를 지켰다. 미국의 군함들이 전 세계의 바다를 지켜주는 덕분에 미국의 우방국의 선박들은 물론, 미국에 적대적인 나라들의 선박들도 안전한 항해를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상품을 가득 적재한 화물선과 상선들이 우리 해군이 없는데도 세계 방방곡곡을 자유롭게 누비고 다닐 수 있었던 것은 미국 해군이 세계 무역 해로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 해군이 이같은 임무를 더 이상 담당하기를 포기한다면 세계의 해로는 그야말로 해적, 혹은 해상강도를 감행하게 될 ‘가난한 나라의 해군’들로 인해 엉망진창의 위험한 바다가 될 것이다.
국제 전략 이론가가 전혀 아닌, 미국의 셰일 오일 개발 전문가인 러셀 골드(Russell Gold)는 미국의 에너지 혁명이 초래할 국제정치의 한 단면을 다음과 같이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For generations, the United States has used its military might to keep oil flowing, fighting wars and patrolling sea lanes. Maybe this Era will now come to an end. By 2020, America could become the Largest global oil producer.” “여러 세대 동안 미국은 미국을 향한 석유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군사력을 사용했다. 전쟁도 했고 해로도 순찰했다. 아미도 이같은 시대는 끝나가고 있는 듯하다. 2020년이 되면 미국은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국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10. 결론
세계 정치와 경제는 그 변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 2001년 9월11일 일어난 사건은 단 하루 만에 지구 정치에 격변을 초래할 정도였다. 필자는 본 논문 맨 앞에서 지난 10여 년 사이에 국제정치 논의의 주류가 반테러전쟁(Anti Terror Warfare) →중국의 浮上(The Rise of China) → 미국의 에너지 붐(American Energy Boom)으로 급히 바뀌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전문가들, 정책결정자들이 이같은 국제정치의 조류 변화에 그다지 민감하지 못한 것 같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처럼 국제정치의 변화에 첨예한 관심을 가지고 살아야 할 나라가 이처럼 급변하는 변화를 놓치면 곤란하다. 미국의 에너지 붐은 국제정치의 패권이 앞으로 거의 무한정 기간 동안 미국의 주도 아래 놓이게 될 것을 의미한다. 눈치 빠른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들이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재빨리 미국 편에 붙고 있다. 한국도 그렇게 하고 있는지 필자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 국민의 대부분, 언론 그리고 심지어 정책 결정자들은 21세기를 중국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중국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물론 이웃 나라들과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강대국 국제 정치에는 줄서기라는 개념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어느 줄에 서야 할 것인가는 언제라도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나라들의 중대한 관심사였다.
 
힘의 축이 아시아로 온다는 개념 없는 소리가 유행하는 동안 한국 사람들의 상당수가 미국의 세기가 저물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2013년 2014년 세계의 주도권은 다시 미국으로 향하고 있고 그 핵심을 이루는 사건이 미국발 에너지 혁명이다. 작년 말, 그리고 금년 중 쏟아져 나온 책들의 제목을 몇 가지 소개하는 것으로 본 글을 마무리짓고자 한다.
 
 Comeback: America’s Economic Boom(미국 되돌아 오다: 미국의 경제적 붐) The Myth of America’s Decline(미국의 몰락이라는 신화) Unleashing the second American Century(두 번째 미국 세기의 개막) Still Ours to Lead: America, Rising Powers, and he Tension Between Rivalry and Restraint (미국은 아직도 1등이다: 미국, 부상하는 나라들, 라이벌들의 긴장과 자제) Better, Stronger, Faster : The Myth of American Decline…and the Rise of a New Economy(더 좋아지고, 강해지고 빨라졌다: 미국이 몰락한다는 신화…새로운 경제의 부상) Rebound: Getting America Back to Great(리바운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The American Boomerang: How the World’s Greatest Turnaround Nation will do it again(미국의 부메랑: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힘 뒤집기 국가 미국이 또 다시 힘을 회복하고 있다) 등. 
모두 미국의 힘이 급격히 회복 되고 있음을 논한 2013년과 2014년 간행된 서적들의 제목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중국이 몰락할지도 모른다는 책들도 함께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같은 처지에 있는 나라는 이 같은 국제정치 경제의 흐름에 누구보다도 예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춘근

이춘근 박사 press@bluetoda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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