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목사 세월호 희생자 모욕 발언
"가난한 집 아이들 불국사로 가면 되지..."
조광작 부회장 임원회의서 언급 ..."대통령 눈물 문제 삼는 사람들은 용공분자"
- 일시 14.05.23 10:36l최종 업데이트 14.05.23 11:15
▲ 세월호 침몰사고 30일째이자 스승의 날인 15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단원고 학생 유가족과 실종자 어머니가 사고 해역을 바라보며 아이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고 있다. ⓒ 유성호 |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부회장인 조광작 목사가 지난 20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모욕한 발언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한기총은 보수 개신교단 연합기구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발언은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이 박근혜 정부의 경제활성화 대책에 부응하겠다는 취지로 마련한 전통시장 방문행사를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가 있는 경기도 안산으로 가도 좋을지에 대해 의견을 묻자, 조 목사가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특히 이 신문에 따르면, 조 목사는 "천안함 사건으로 국군 장병들이 숨졌을 때는 온 국민이 경건하고 조용한 마음으로 애도하면서 지나갔는데, 왜 이번에는 이렇게 시끄러운지 이해를 못하겠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릴 때 함께 눈물 흘리지 않는 사람은 모두 다 백정"이라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한겨레>가 확인차 건 전화 통화에서 조 목사는 "목회자로서 안타까워서 한 말"이라며 "뉘우치고 있다"고 해명했다.
조 목사는 "친지가 자동차를 타고 지방으로 여행하다 사고 나면 '기차 타고 갔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하듯, 바다 건너 배를 타고 제주도를 가다 사고가 나니 안타까운 마음에 목회자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 말"이라며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백정' 발언과 관련해선 "소잡는 백정들이 눈물 흘릴 일이 없듯이, (박 대통령의 눈물을 두고 문제삼는 사람들은) 국가를 소란스럽게 하는 용공분자들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뜻에서 했던 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가 끝날 무렵엔 홍 회장의 소개로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고승덕 후보가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눈 사실도 확인됐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한 참석자는 "고 후보가 이 자리에서 '(교육감에 당선되면) 다른 것은 몰라도 전교조 문제만큼은 무슨 수를 쓰든 조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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