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유족 및 실종자 가족들을 향해 상처를 주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한 법조인이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정치인, 언론인 등 공인들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도 '본보기'로 삼겠다며 고소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주인공은 법무법인 더펌 대표를 맡고 있는 정철승 변호사다.
정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터넷 SNS를 통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상처를 주는 글을 유포하는 사람들"에 대해 형사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관련 게시물을 신고해달라는 글을 남겼다.
정 변호사의 글에 천여 명의 시민들은 '좋아요'를 눌러 호응했고, 실제 유족을 비난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신고하는 댓글이 달렸다.
정 변호사가 세월호 유족들을 향한 악성 게시물에 대해 법적 고발 조치까지 나서게 된 배경에는 공인들의 발언이 도가 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 언론사 기자인 서모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죽은 학생 부모 중에 종북좌파들이 있다”며 “이런 종자들은 애도할 필요없다"는 게시물을 남긴 것을 보고 정 변호사는 악성 게시물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정 변호사는 "서씨가 세월호 유족에 대해 시체 장사라는 말을 운운하고 있다면서 한 여대생이 어떤 현행법에 저촉되느냐는 문의를 해왔고 설명을 해줬는데 부끄러움을 느꼈다"며 "일반인들이 선량한 분노를 가지고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것은 어지간한 마음을 먹지 않으면 못한다. 법조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이랄까 하는 부분을 방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씨는 관련 게시물이 논란이 되면서 고발 고치를 당한 상태다. 하지만 정 변호사는 서씨에 대한 수사가 여론에 떠밀린 형태로 소극적인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며 별도의 고소 고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변호사는 "서씨는 누구를 보면 처형을 하라느니 등 말로 옮기기 끔찍한 말들을 굉장히 많이 했다"며 "한 번에 관련된 자료를 모아서 수사기관에 제출하고 형식적인 수사를 통해 유야무야 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법적인 응징수단들을 모두 시험해보는 시범케이스로 삼아보겠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에 따르면 강한 법적 조치를 예고하는 글을 올리고 난 후 악성 게시물을 신고하는 글이 메일을통해 쇄도하고 있다. 동시에 자신의 악성 게시물이 신고당한 것을 알고 잘못을 뉘우치는 내용의 글도 도착하고 있다.
정 변호사가 공개한 메일 중에는 "희생자 분들을 욕해서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손으로 직접 반성문을 쓴 편지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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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승 변호사 | ||
세월호 유족들을 향해 도를 넘은 게시글이 올라오는 인터넷 커뮤니티는 일간베스트저장소가 대표적이다. 일베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물 중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의 사진을 올려놓고 시신을 팔고 있다는 반인권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다. 앞서 일베 사이트에서는 지난해 5. 18 민중 항쟁을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희생자의 사진을 내걸어 논란이 된 바 있다.
한 일베 회원은 "이건 솔직히 말해서 그냥 큰 ‘교통사고’다. 단지 스케일이 엄청 크고 바다에서 일어난 것 뿐"이라며 "이렇게 한달 동안 세월호 뉴스로만 도배되고 유가족들 도가 지나친 행위 참아주고 묵인하는 것도 이제 지겨울 정도"라고 밝혔다. 또다른 일베 회원은 노란리본이 걸려 있는 거리 사진을 올려놓고 "길거리를 훼손하고 진로 방해를 하는 불법설치물"이라면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베 회원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와 유족을 비하하는 게시물을 올려놓고 이를 제재하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정 변호사는 이에 대해 "그것은 마치 누군가를 폭행해 다치게 해놓고 처벌하려고 하자 행동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자유권도 한계가 있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장해야 한다. 자유권을 행사하는 것은 좋지만 그로 인해서 피해를 받는 제3자가 나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세월호 침몰 의혹을 제기하고 정부 대응을 질타하는 게시물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라며 법적 대응을 하고 있는 수사 당국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정 변호사는 "공권력이 민생이나 안전을 위한 게 아니라 정권 안전을 위하고 대통령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며 "여러 가지 의혹이나 정부의 실정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는데 일부 유족에게 한 폭언과 관련된 수사는 구색 맞추기로 시늉만 내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멀쩡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교수나 정치인들이 일반인보다 더욱 심한 말을 하고 있다. 위의 눈에 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망언을 쏟아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철없는 학생들도 법적 조치를 경고했는데 그런 사람들은 더욱이 간과할 수 없다. 현행법에 위배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조치하려고 마음먹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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